아들러의 다섯가지 가르침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를 읽고
세계는 단순하고 인간은 오늘부터 행복해질 수 있다.
Alfred W. Adler
발표 전후
2022년 1학기 ‘인간과가족’이라는 교양 수업에서 조별 발표가 있었다. 교수님께서 정해주신 영화와 도서에 대한 발표였는데, 우리 조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걸어도 걸어도’ 라는 영화와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었다. 다른 조는 조원이 세 명이었지만 우리는 둘이었기 때문에 각자 영화와 책을 발표하기로 했고, 그래서 나는 책에 대해 발표하기로 했다.
발표 형식에 대해서도 고민을 좀 했다. 다른 조들의 발표를 보니 초반에 아이스 브레이킹 좀 하고, 질문도 하고, 요즘 MZ세대들의 신조어(?)들도 섞어 쓰면서 했던 발표도 있었다. 반면 그런거 없이 대본 들고 할말만 하고 끝냈던 조들도 있었다.
나는 그냥 내용 중심으로 발표하기로 했다. 다른 조들의 발표에 대한 교수님의 커멘트는 ‘슬라이드에 내용을 더 넣었으면 좋겠다’, ‘영화나 책 내용을 자세히 다뤘으면 좋겠다’ 와 같았다. 그걸 들으니 청중의 호응이나 소통은 그다지 중요한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발표는 생각보다 괜찮게 끝났다. 15분 안으로 짧게 끝낼 생각이었는데, 하다보니 20분 조금 넘어갔던 것 같다. 사람들 앞에 서서 발표를 한 건 새내기때 이후로 처음이었지만 다행히도 잘 마무리 했다. 종강 이후 받은 성적에서도 그럭저럭 잘 나와서 교수님도 좋게 봐주신 것 같았다.
다섯가지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은 아들러의 심리학에 대해 다루고 있다. 오래전에 나온 책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베스트셀러로 꼽히고 있다. 책의 목차를 봤을 때 서론과 결론을 제외한다면 아들러의 다섯가지 가르침으로 정리할 수 있다.
- 목적론으로 살아갈 것
- 인간관계 문제를 피하지 말 것
- 나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할 것
-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갈 것
- 이 순간을 살아갈 것
이제 저 가르침들에 대해 낱낱이 살펴보자.
1. 목적론으로 살아갈 것
- 1-1. 인간은 각자 주관적 세계에 살고 있다.
- 1-2. 어떠한 경험도 자신을 결정짓지 않는다.
- 1-3. 지금 나의 모습은 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세상을 복잡하며 절대로 이해하지 못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아들러는 이를 각자 받아들이기 나름이라고 말한다. 바로 객관적인 세계는 존재하지 않으며 이에 대한 개개인의 주관적인 해석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목적론이란 과거의 경험과 상관 없이 현재의 목적이 자신을 결정한다는 이론이다. 예를 들어 어릴 적 물에 빠질 뻔한 기억으로 인해 자신을 수영을 못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아들러는 이러한 사람을 보고 현재 자신이 수영을 하지 못한다는 목적을 정당화하기 위해 과거 경험을 근거로 삼고 있다고 지적한다. 자신의 경험에 어떠한 의미 부여를 하는 가에 따라 현재 자신의 모습이 결정된다고 말한다.
아들러는 나의 모습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요즘 유행하는 MBTI를 보면 ‘나는 E가 아니라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해’, ‘나는 J가 아니라 정리를 잘 못해’와 같이 말하는 경우가 있다. 사람들은 천부적인 성격과 기질로 자신의 모습이 정해진다고 생각하지만 아들러는 각자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2. 인간관계 문제를 피하지 말 것
- 2-1. 열등감은 주관적인 감정이다.
- 2-2. 타인과의 경쟁은 불행을 야기한다.
- 2-3. 인간관계 문제를 마주해야 한다.
우리는 타인과의 차이점을 단점으로 받아들일 때가 있다. 나보다 키가 큰 친구를 보고 ‘나는 키가 작으니 농구와 달리기를 못 할거야’와 같이 생각하게 된다. 아들러는 이러한 열등 콤플렉스를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아들러는 인간관계를 경쟁으로 여기는 태도 또한 지적한다.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며 스스로 승패를 나누는 것 자체가 인간관계를 경쟁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아들러는 눈 앞에 보이는 승패에 연연해하지 말고 진정한 자신을 바라보아야 자신을 바꿀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잘못된 열등감으로 인간관계를 경쟁으로 오해하여 우리는 쉽게 고민에 빠진다. 아들러는 이러한 고민을 과감하게 마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한다.
3. 나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할 것
- 3-1. 인정 욕구를 버려라.
- 3-2. 나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하라.
- 3-3. 미움받을 용기를 가져라.
아들러는 타인에게 인정을 강구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말한다. 자신이 하는 일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확인받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제 그 인생은 타인의 만족을 위해 사는 삶이 되버린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타인과의 과제를 분리해야 한다고 한다. 나도 남의 과제에 개입하지 말아야 하며, 타인이 나의 과제에 넘어오는 것도 선을 그어야 한다고 아들러는 말하고 있다. 이러면서 ‘미움받을 용기’를 언급하는데, 미움받을 짓을 골라하라는 것이 아닌 타인의 인정욕구에서 좀 더 자유로워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4.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갈 것
- 4-1. 더 큰 공동체를 발견하라.
- 4-2. 타인을 대등하게 대하라.
- 4-3. 나는 존재 만으로 가치가 있다.
타인과의 과제를 분리하는 것이 이기적인 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아들러는 이와 동시에 자신이 속한 더 큰 공동체를 발견하라고 말한다. 소수의 집단을 넘어 우주 만물 속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면 타인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
아들러는 자신을 존재만으로 가치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을 가르친다. 우리는 ‘공동체 감각’을 기르는 것을 인생의 목표르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여기 공동체가 내가 있을만한 곳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의미하고, 이를 위해서는 내가 공동체에 도움이 되고 있음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도움이 되고 있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거창한 행동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나의 존재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하고 있다.
5. 이 순간을 살아갈 것
- 5-1.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 5-2. 타인을 믿고 공헌감을 느껴라.
- 5-3. 지금 여기를 살아라.
아들러는 공동체 감각을 기르기 위해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억지로 장점을 부각시킬 필요도 없으며 바꾸지 못하는 단점도 나의 일부분으로 수용하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의 인생은 점의 연속이며, 찰나의 순간으로 구성된다고 말하고 있다. 미래를 향해 산다는 것은 목적론에 반하는 사고방식이라고 아들러는 지적한다. 우리는 매 순간이 인생의 마지막인 것 처럼 살아야 하며, 지금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어야 하는 삶이어야 한다고 아들러는 가르친다.
소감
아들러의 심리학을 통해 세상을 사는 방법과 인간관계 형성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발표를 준비하면서 3년 전 쯤에 군대에서 처음 읽은 책을 다시 읽게되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리고 ‘인간과가족’ 교양 수업의 마지막 시간에, 그것도 기말고사 기간에 맡게 된 발표라서 여러모로 피곤했지만 그래도 유익한 경험이었다.
마지막으로 지금 들어도 여전히 오글거리는 아들러의 가르침을 인용해본다.
세계란 다른 누군가가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의 힘으로만 바뀔 수 있다.
Alfred W. Ad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