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분위기 싱가포르

2월 18일 오전 10시, 커피를 마시면서 평소같이 노트북을 하던 중 메일 알림이 왔다. 얼핏 봤던 내 눈에 발신자는 외국인에다가 아이디가 아닌 내 이름을 언급하고 있는 걸로 봐서는 ‘아 토플 마케팅 정보 넘겨받은 곳에서 광고가 왔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그래도 나는 알림표시 1이 남아있는 것을 못 보고 넘기는 성격이라 당장 눌러봤다. 근데 발신자가 GEM-Trailblazer@ntu.edu.sg ?! 난양공대 국제처에서 온 메일이라는 것이다. 정말 예상치도 못한 타이밍이었다.

신청 사이트 입장

메일에는 내 이름, 본교, 신청 프로그램 정보 그리고 상대교에서의 Application이 있었다. 나의 계정으로 Application No.와 비밀번호가 적혀있었고 접속할 수 있는 URL도 왔다. Online Application for Admission as Non-Graduating/Exchange Student. 연식이 좀 있어보이는 사이트에다가 하이퍼링크는 죄다 404. 음. 제대로 찾아왔군. For NEW Applicants를 한번 눌러봤는데 이미 내가 등록되어 있다고 한다. 아 그러면 메일로 받은 그 Application No.로 하면 되겠구나. 입력을 하니 로그인이 성공했다.

작성을 시작해보자

로그인 이후 첫 화면 맨 위에 Welcome LIM HONGROK For Online Application (UG) 라고 하는 걸 보니 잘 등록되었구나 싶었다. Home Faculty/School이랑 Major를 보고 단과대학이랑 학과를 적으라는구나 싶었다. for double major에는 다중전공을 적어도 되나 생각했는데 복수전공도 아니고 그래서 그냥 비워두었다. 그 다음은 Equivalent NTU Programme 을 선택하는 항목이 있었다. Please select a NTU programme of study which is the closest match to your major of study at your home university. 라는데 정체성이 어중간한 정시템이니 고민이 좀 되었다. 그래도 마침 BUSINESS AND COMPUTER ENGINEERING이 있길래 일단 선택했다.

그 다음은 Personal Information 인적사항을 적는 곳 이었다. Country, Citizenship, Race 야 뭐 대한민국을 찍으면 되는데 ‘Korea, Republic of’, ‘Korean, South’, ‘Korean’ 각각 찾아야 하는 것을 보니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새삼 실감했다. 다음 페이지는 Completed Education인데 아직 졸업을 안 했으니 패스. Source of Finance는 Parents를 일단 적고 sponsored/awarded scholarship이 있길래 없어서 패스. Employment Details에서 근무경력을 적으라는 항목이 있는데 아마 Exchange 신청구분을 Study and Work로 하는 분들을 위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적을까 말까 하다가 그냥 전에 프리랜서 했던거 적었다.

Additional Information에서는 너 NTU나 NUS 온적 있냐, 다른 여권번호로 온 적 있냐 이런거 물어봤다. 그리고 Health Declaration 문항에서 아픈데 없냐 입원한 적은 있냐 장애가 있냐 정신은 멀쩡하냐 이런 걸 물어보길래 전부 No로 체크했다. 마지막으로 전과도 물어보길래 피식 웃으면서 No로 체크했다. Emergency Contact에서는 부모님 인적사항이랑 연락처를 적고 끝냈다.

관건은 수강희망과목

Mode of Study 에서는 10개 이상의 NTU과목을 고르라고 한다. NTU에 도착하기 전에 내가 충분한 수의 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지 확인 차 승인하는 것이라고 한다. 과목 안내 페이지 등 참고하고 확인해야 할 내용들이 좀 있었다.

  • Content of Courses 여기서 Academic Year, Semester 별로 어떤 과목이 열리는지 알 수 있다. 수업코드로도 조회가 가능하다.
  • Restricted Programs 기본적으로 수강할 수 없는 프로그램들에 대한 정보이다. 사범대, 약대나 대학원과정 등 들으면 그러겠거니 하는 내용들이다.
  • Course Restrictions 각 학부별로 경쟁률 높은 강의와 수강제한 강의를 볼 수 있다.
  • NBS Undergraduate Progarmmes NTU 경영대가 관장하는 강의들을 볼 수 있다. * 표시된 과목은 교환학생이 신청할 수 없다. 어떤 Double Major가 경영대의 어떤 강의를 듣는지 표시되어있다.

Application 웹페이지에는 내가 듣고자 하는 강의코드를 입력하면 된다. 그러면 해당 강의명의 약칭이 나오게 되는데, 올바르지 않는 코드나 교환학생이 들을 수 없는 강의는 INVALID 알림이 대신 표시된다.

좀 나중에 올걸 그랬나

NTU에 BUSINESS AND COMPUTER ENGINEERING으로 신청하였기도 했고 그 곳에서 CSE쪽 보다는 IS쪽 강의를 듣고 싶어서 경영대에서 관장하는 강의들을 찾아보았다. Lean Operations & Analytics, Financial Service Processes & Analytics, Strategic Management 등 솔깃해 보이는 과목들이 몇개 보였다. 그런데 아뿔사. 해당 과목들의 Prerequisite로 Marketing 또는 Statistics가 달려 있었다. 이번 1학기 때 마케팅원론을 들을 예정이었고 확률통계론은 전공필수라서 막학기 때 들을 예정이었는데 미리 듣지 못한게 아쉬웠다. 역시 우리 학과도 괜히 커리큘럼을 짠게 아니구나 싶었다. 그래도 지난 학기에 조직행동론을 들어놓아서 Organizational Theories and Behaviors 같은걸 선수강을 요구하는 강의들은 들을 수 있겠거니 싶었다. 경영대 쪽으로 붙어서 강의 좀 들으려 했는데 못 듣게 생겼으니 Equivalent NTU Programme를 COMPUTER ENGINEERING으로 바꿨다.

너무 입구컷이 많다

학과가 그래도 공과대학 소속이라 그런가 그동안 CSE 과목들을 은근히 많이 들었다. Electronics 쪽이나 Architecture 관련 강의들 빼고 대부분 NTU의 강의들의 Prerequisite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수강제한으로, 특정 과목 개별로 제한을 걸어둔 것이 아니라 관련 계열 수강 자체를 막아두었다. CE403X 부터 CE407X 까지 전공심화 같은 부분들은 전부 막아놨다. 심지어 Introduction ~ 이런 개론 과목도 막아놨다. 정리하자면 CSE 분야는 개론도 못 듣게하고, 인공지능, 네트워크, 딥러닝, 정보보안 등 심화과목 모두 막아두었으니 그냥 듣지 말라고 하는 식이다. 그래도 들을 수 있는 과목들은 거의 다 잔여석이 제한될 수 있다고 하니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교환학생들에게 열려있는 과목들 대부분은 Prerequisite가 걸려있었는데, 다행이도 내가 이미 수강하였던 Algorithm이나 Software Engineering 등으로 신청을 할 수 있으려니 싶었다. 잘 찾아보니 5개 정도는 나오길래 이정도면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땡기는 과목들

BUS랑 CSE 분야에 내가 수강할 수 있는 과목들을 일단 추리고 다른 분야를 찾아보기로 했다. Content of Courses를 만지작거리다 보니 학부 뿐만이 아니라 All Broadening and Deeping/Unrestricted Electives라는 검색항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분류에는 우리나라로 치면 교양과목과 비슷한 느낌의 프로그램들이 있었다.

일단 기본적으로 Chinese Language Lv 1을 찾았다. 싱가포르 태생인 현지 학생들이야 뭐 중국어는 초급이 아닐테고, 아마 다른 교환학생들을 실컷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체육과목이 다양했는데, Squash, Tchoukball, Floorball 등 한국에서 쉽게 접해볼 수 없는 종목들도 눈에 들어왔다.

다른 전공분야에서 끌렸던 것은 Civil Engineering인데, 도시국가인 싱가포르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학과가 아닐까 싶고, 철저한 계획 하에 개발된 도시에서 배우는 도시공학은 어떨까 궁금했다.

첨부파일이 문제네

첨부파일로 보내야 할 것은 다음과 같았다.

  • 여권사진 : 동네 사진관에서 찍어서 패스
  • 성적표 : 이건 학교에 있는 증명발급에서 뽑아야지
  • 금학기 수강예정과목 : ???
  • 여권사본 :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패스
  • 기타 : Course Description이나 담아서 보낼 예정

흠. 이건 뭐지. 본교 포털에서는 수강신청확인서를 출력할 수 있으나 한글로만 나온다. 아마 학과 행정팀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다. 일단 지금은 주말이니 월요일이 되면 국제처에 문의해보고 알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