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수강예정과목이 뭐지

지원서를 작성하던 중 막혔던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 학기에 어떤 과목을 수강하는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라는 것이었다. 음. 학교 증명발급에는 없는 내용이라 일단 교환학생에 대해서 가장 잘 알것같은 본교 국제처에 문의전화를 걸었다. 담당자께서는 별다른 말씀은 없었고 그냥 수강신청 홈페이지를 영어를 선택하여 접속하면 과목명이 영어로 나온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영어를 선택하여 홈페이지에 접속하였고 수강신청내역 화면에 있는 ‘신청과목시간표확인 (고지서출력)’이라는 그럴듯한 버튼을 클릭했다. 하지만 영어로 접속했음에도 해당 문서는 국문으로 출력되었다.

본교 로고가 떡하니 박힌 그럴듯한 문서가 영문으로 나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는 고민에 빠졌다. 이 문서를 들고 번역 공증을 맡겨야하나 생각해보고 아니면 내가 영문으로 그럴듯하게 만들어서 학과 행정팀 공식 직인을 받을까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투머치 같아서 이번에는 싱가포르 대학에 문의를 넣었다. 열심히 비즈니스 영어를 검색해가면서 나의 첫 영어 이메일을 작성하였고 메일에는 영어로 접속한 수강신청 홈페이지에서 나의 수강과목을 화면 캡처하여 보냈다. 3시간이 지났을까, 정말 순식간에 답장이 왔다. 답장으로는 ‘수강신청과목은 공식 직인이나 서명이 필요하지 않으며 첨부된 캡쳐 화면이면 충분해 보인다’라는 아주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메일을 읽고나서 나는 기분좋게 해당 스크린 캡쳐를 Online Application에 첨부하여 제출했다.

괜히 조급해진 마음

그렇게 서둘러서 지원서를 제출하였고 남은건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 뿐이었다. 지원서를 빨리 작성하면 선착순으로 Welcome Mail 을 보내주는 줄 알았건만 그런게 아니었나보다. 생각이 날 때마다 NTU GEM Trailblazer 사이트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둘러보았다. 내가 못 본건 없나 확인하고 (역시나 없었다) PDF 파일도 다시 한번 읽어보면서 놓친 부분이 없는지 다시 점검했다. 그것도 모자라 내 미숙한 영어로 잘못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느니 번역기를 돌려서 한글로도 다시 읽어보았다. 혹시나 그쪽에서 메일을 보냈는데 내가 못 받았을까봐 메일함을 열 때는 항상 두어번 새로고침을 하였고, 스팸메일함에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니 구글을 열어서 GMail 메일함도 일일이 확인해보았다. 역시나 내가 기다리던 메일은 보이지 않았다.

아차 여권사진

어느날 문득 내가 여권 사본을 제대로 제출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여권을 펼쳤을 때 내 사진이 나오는 장에서 서명 부분을 뺀 채 스캔해서 보냈는데 서명까지 포함해야하나 싶었다. 구글에 ‘여권사본’ 이라고 검색했다. 그런데 이게 뭐지. 이미지 검색 결과에서 나온 모든 여권사본들은 서명부분까지 포함하고 있었다. 아차 싶었던 나는 서둘러 상대교에게 제대로 나온 여권사본을 첨부하여 수정해달라는 메일을 보냈다. 저번처럼 곧바로 답장이 오나 싶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4일 정도 후에 회신이 왔고 제출한 지원서를 수정할 수 있게 돌려두었다는 연락이 왔다. 그렇게 무사히 여권사본을 다시 첨부하고 제출했다.

ACTION REQUIRED?!

그렇게 식겁했던 시간이 지나가고 나는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다시 읽어봤던 교환학생 관련 문서에서는 Application은 3월 말까지였고, 4월동안 확인한 후 5월부터 Welcome Mail이 오는 걸로 나와있었다.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 빨라도 5월이나 연락이 오려나보다 생각하고 있었다. 4월 말, 본교에서는 중간고사가 기간이었고 한창 시험준비로 바쁠 와중이었다. 느닷없이 상대교로부터 메일이 왔다.

대문자로 ‘ACTION REQUIRED’로 시작하는 제목의 메일을 받으니 섬뜩해졌다. 이거 내가 잘못한게 있나 마음이 초조해졌다. 본문을 읽어보니 2가지 항목을 25일까지 제출하라고 나와있었다.

  1. Home University의 Enrollment Period. 졸업예상학기까지 적으라고 한다.
  2. Proof of English Proficiency. 지원서 쓸 땐 안보여서 의아하긴 했다.

본교 등록기간은 뭐 금방 적어서 낼 수 있고, TOEFL 성적표도 이미 스캔 파일이 있기 때문에 메일을 받은 지 1시간도 안 되서 회신했다. 3월 초에 진작 Application을 제출했는데 이제서야 추가정보를 요구하다니 내 입장에선 서운했다. 그래도 오랜만에 받은 연락이라 반갑기는 했다.

그리고 회신

5월 4일. 본교에서는 중간고사도 거의 끝났고 이제 산더미같은 과제를 할 시기였다. 여유롭게 노트북을 열어서 워드 파일을 열려는 찰나 상대교로부터 메일 알림이 떴다. 마지막으로 주고받은 메일이 지원서 추가정보에 관한 내용이라 또 무슨 문제가 있는건가 싶었는데, 다행히도 지원서를 잘 수정했다는 답장이었다. 그로부터 3분 뒤 이번에는 좀 긴 메일이 왔다. 지원서를 잘 받았고, 본교 Coordinator에게 Welcome Package를 5월 중순에 보낼 예정이라고 한다. 이제서야 좀 마음이 놓이기 시작했다. 마침 서둘러 항공편을 예약해야겠다 싶어서 On-Campus 기간을 물어보려 했는데 곧 자세한 정보를 알려준다니 다행이었다.

나머지 메일 본문에는 상대교 교환학생 포털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과 On-Campus 신청 안할거면 Off-Campus에 관한 소개가 있었다. 그리고 COVID-19관련 백신접종과 자가격리에 대한 정보가 나와있었고 개강일(8월 8일) 3일 이전에는 도착 및 격리가 끝나야 한다는 안내사항이 있었다. 이렇게 후속단계들을 간단하게라도 미리 알려주니 안심이 되었다.